비전회원권거래소

아시아 금융위기와 무기명회원권대외적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으로 아시아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와 태국 등 외환보유액이 낮은 국가들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전세대란으로 시중에 전세의 씨가 말랐다고 한다.

지역을 막론하고 전세물건의 품귀현상이 도를 넘은 것이다. 매매 물건은 넘치나 전세물건은 없는 기이한 형국이다. 더구나 전세와 매매의 가격 격차가 날로 줄어들어 어느 곳에서는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촌극이 벌어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어 매매가가 상승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다는 학습효과로 사람들의 매수심리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골프회원권 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골프회원권은 매수와 동시에 가격이 상승하는 사이클이 이어졌다. 이용과 동시에 투자가치까지 있는 우량종목이었음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게다가 수도권 골프장 분양의 경우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분양소식 또한 비밀리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고 수도권 모 골프장의 경우 시작한지 1시간만에 마감되기도 하는 등 분양은 곧 투자의 의미가 포함되는 개념이었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그러한 불패신화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입회금 반환시기가 도래한 골프장들이 반환을 해주지 못해 소송에 직면하면서 시장은 악화일로를 걷게 되었다. 즉 이용가치만 남았고 투자가치는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골프장들이 입회금 반환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재정적으로 안정된 골프장들은 입회금을 반환할 여력이 되고 그런 골프장들은 분양가 이상으로 거래되기에 입회금 반환에 노출되지 않는다. 그리고 분양가 아래로 하락한 골프장의 회원권도 입회금을 반환해주는 곳들이 존재한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골프장의 법정관리는 일부의 문제를 전체의 그것으로 호도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대중심리가 골프회원권 시장에 반영되어 작금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골프장의 증가와 내장객 감소로 골프장들이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도 수도권 근교의 골프장 예약은 힘들다는 것이다. 주말에는 자리가 없다. 이는 수요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경제위기로 인해 지갑을 닫은 매수심리가 언제든 그것을 여는 시점에 폭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올해 분양한 수도권 모 골프장의 무기명 회원권은 금액대비 효용가치가 뛰어나 물건은 없고 법인들의 매수 대기가 많은 실정이다.

다만 현재의 분위기에서 법인들도 투자와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오늘 잘나간다고 하더라도 내일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기명회원권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왜냐하면 법인의 특성상 비즈니스를 해야하고 그러한 목적에 무기명회원권은 부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도 괜찮은 무기명 회원권을 추천해달라는 문의가 많다.

그런데 한가지 알아둘 점은 무기명이라는 것이 골프장에게 있어서는 약이 아니라 독이기에 이러한 경제 상황이 아니고서는 절대 분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누구나 다 회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기명의 난립은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제 그것의 근본적인 차이를 무력화시키고 회원제의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 시점에서 법인들에게 있어 효용도가 떨어지는 일반회원권이 있다면 과감히 정리하고 무기명으로 갈아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혜로운 선택이리라 생각된다.

(주)비전회원권거래소 법인사업부 과장 이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