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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모(母)기업의 유동성 위기와 골프산업

한때 재계서열 5위였고 올해 기준 재계 38위 대기업 D그룹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를 막지 못하면 법정관리와 대규모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지막 보루이던 관계사 O그룹의 막후지원설은 며칠 전 발표된 지원불가방침 천명으로 기대를 할 수 없게 되었다. STX그룹에 이어 D그룹도 유동성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공중분해될 것이라는 추측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D그룹이 운영하는 골프장은 네 곳이다. 두 곳은 회원제이고 다른 두 곳은 대중제이다.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할지라도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은 명백한 실정이다.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우리나라 경제는 체질개선으로 소위 펀더멘탈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직도 그 후유증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유동성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특히 골프장 산업에서 이들 기업이 골프장 모(母)기업으로 있는 경우 직접적인 영향선에 놓이게 된다. 우선 모기업이 불안해졌다는 뉴스가 나감과 동시에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 청구가 쇄도하게 되어 골프장측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대기업이었던 모기업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던 수도권의 모(某)골프장은 그 후 입회금 반환 요청이 줄을 이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분양가 이상으로 거래되던 매매 시세가 그 아래로 하락하는 굴욕을 당하여야만 하였다. 그 후 이미지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회원권 시장에서 예전의 명성을 찾기가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부동산은 바닥을 찍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여기저기 들리고 주식도 하락기를 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원권 시장도 이에 상응하여 바닥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앞서 언급했던 악재들이 이러한 상승 분위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단초를 제공하기에 그러하다.

그런데 한 쪽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얼마 전 스크린 골프로 유명한 모 골프 관련 기업은 경기도 안성 소재의 법정관리중인 G골프장을 730억원에 인수하였다. 물론 대규모 투자를 받았는데 지방의 S골프장에 이어 두 번째로 사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기업과 손잡고 세 번째 골프장을 인수하기 위해 추진중이다. 이는 골프산업이 아직까지 수요가 꾸준하다는 방증이라고 판단된다. 즉 골프장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힘들어졌지만 이는 골프장의 위기가 아니라 기업의 문제에 국한된다는 것이고 골프산업은 아직까지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든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정석이다. 지금 일련의 글로벌 경기 침체는 미국발 부동산 위기가 그 시발점이 되었다. 그런데 현재 미국 부동산은 바닥을 찍고 상승국면으로 전환되었다는 여러 해외언론의 기사를 토대로 할 때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와 이제 조금씩 긍정적으로 나아가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골프회원권의 더 이상의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되므로 법인들은 지금의 위기 시기를 기회로 삼아 예전에는 혜택과 사용면에서 매력적이었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고려대상에서 제외했던 명문이나 무기명 골프회원권에 눈을 돌려도 좋을 때라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그 골프회원권들이 지금은 더 이상 고가(高價)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비전회원권거래소 법인사업부 과장 이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