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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과 골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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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안산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아이와 함께 찾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인파로 분향소로 가지는 못하고 그 목전에서 돌아와야 했다. 그 수많은 인파속에서 아이와 함께 분향소를 찾아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위해 기도하려 했으나 아이에게 많은 인파속에서의 기다림이라는 것이 너무 벅찬 인내를 요구하는 것과 같아 아쉽지만 중도에 돌아와야 했다. 그곳에서 느낀 것은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추모와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안산의 거리 곳곳 굽이굽이는 추모와 애도의 물결 그 자체였다.

안산지역 뿐만 아니라 현재 세월호 사고로 말미암아 전국이 추모와 애도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이에 따라 골프장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시국에 공직자와 공기업 대기업 임원들이 골프장에 가서 라운딩을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골프장은 내장객수가 감소하여 어려운 상황인데 설상가상인 것이다. 이런 여파는 골프장뿐만 아니라 골프산업 전반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봄이 한창인 요즈음 시즌이라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골프회원권 거래량도 점점 증가해야 되는데 거래량은 세월호 사고로 급감했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전문가들은 삼성의 레이크사이드 인수가 아주 강력한 호재로 작용했고 그것이 회원권 시장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6월 동시 지방선거는 규제완화의 또 다른 선상에서 골프장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수직증축 규제완화로 부동산시장과 사이클을 함께하는 골프회원권시장의 활성화가 눈에 보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진도해역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건은 내수 경기를 하락시켰다. 경제라는 것이 한쪽에서 투자와 소비를 진작시킨다고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세월호 사태를 보건대 사회의 투명성과 그에 따른 시스템이 담보가 되어야지만 경제가 안정적으로 순환된다는 것이다.

골프회원권 시장도 이러한 투명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입회금 반환이라는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조항이 형해화되지 않았던들 이 시장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법조항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킬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과 의식이 담보되었다면 이런 분위기에서 골프회원권은 투자가치와 사용가치 두 마리를 잡는 재화로 더 각광을 받았음에 틀림이 없다. 지금이라도 입회금 반환 지급 준비율을 일정부분 이상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를 의무화하고 그것이 지켜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도 골프 유관협회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세금 감면 등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러한 것뿐만 아니라 의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는 내수침체로 골프회원권시장 상황은 한치 앞도 볼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현재가 하락의 시작이 아니라는 것이다. 글로벌경기침체를 거치며 웬만한 법인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골프회원권을 우선적으로 매각하였다. 이에 현재 법인들은 매도보다는 매수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장 수급의 관점에서 더 이상 하락의 여지는 약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법인들의 수요는 수도권 골프장에 한정되어 있는데 경기도권 회원제 골프장은 감소하였지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감소분은 법정관리로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변경되는 골프장을 말한다.) 따라서 희소성의 원리로 선택의 폭은 좁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무기명회원권의 등장으로 기존 기명회원권의 인기는 시들해졌고 법인들의 무기명회원권의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다. 경기침체로 비용절감차원에서 골프회원권을 줄여 나갔지만 한편으로 비즈니스 특성상 필수적이기에 수요는 일정하다. 그리고 기존 기명회원권을 처분하고 무기명으로 단일화하는 소위 회원권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법인들도 눈에 띈다. 앞으로의 회원권 시장은 무기명이냐 아니냐로 구분될 것이라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이다. 명문이니 프라이빗이니 몇십억 하던 기명 골프장 회원권보다도 예약에 우선권을 주고 그린피가 저렴하여 비즈니스하기에 용이한 그런 무기명 골프장 회원권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골프장도 앞다퉈 무기명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접근성 모기업 예약률 골프장 퀄리티를 충족하는 무기명 골프장 회원권은 아직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래서 특정 무기명회원권은 물건이 없어 구매하기 힘들 정도이다. 따라서 골프회원권 시장은 법인의 태생적 수요로 활성화될 수 밖에 없다. 그 한가운데 무기명회원권이 있고 앞으로 시장은 무기명이 선도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 법인들은 과감히 기명회원권을 매각하고 무기명회원권으로 갈아타는 것이 앞으로 골프회원권 트렌드상 발빠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법인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본다.

(주)비전회원권거래소 법인사업부 과장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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