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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와 골프회원권

작년의 동양그룹 사태는 회원권업계에 충격과 공포를 가져왔다. 대기업이었던 동양그룹이 무너지면서 계열사 동양레저가 운영중인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 골프장에게 그 여파가 미쳤고 급기야 골프회원권 시세는 급락했다. 그 골프장 회원권 뿐만아니라 골프회원권 시장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팽배하여 모기업의 안전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 사태가 난 후 대외적으로 규모가 있는 모기업을 가진 골프장은 안전할 것이라는 막연함이 사라졌고 그것은 골프회원권 시장에 고스란히 전달되어 거의 대부분 회원권의 급락을 가져온 것이다.

그렇게 우리 회원권 시장에 상처를 가져다주었던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 골프장이 법정관리 막바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골프장 회원들의 70% 이상 동의를 얻어내 입회금 100% 출자전환과 퍼블릭전환이 통과된 것이다. 이르면 올해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가 대중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주주대중제 골프장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렇듯 요즈음 문제있는 골프장의 경우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과 골프장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퍼블릭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대세이다. 일각에서는 골프장 자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이 무력화되면서 골프회원권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골프장 줄도산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골프산업 전반을 향후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간 골프장 면면을 보면 골프장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모기업의 부실화로 인한 문제가 더 비중이 있다. 골프장 경영난은 골프장경영진과 회원들 간의 조정으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수 있지만 모기업에 문제가 생긴 경우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골프장 자체의 문제보다는 외적인 것으로 골프장이 부도가 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또한, 얼마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경기도 A골프장의 회생계획안은 회원권에 대해 보전해주고 10년후 전액반환이 포함되어 있다.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세태에서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 또한 퍼블릭 전환만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얼마 전 입회금 17%반환으로 이슈가 되었던 경기도 모골프장은 퍼블릭 전환을 목표로 했던 모 스크린골프업체에 인수되었는데 아직도 법정투쟁중이라 퍼블릭 전환이 되지 못했고 대중제처럼 운영하려고 했다가 도리어 영업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회원들간의 불협화음으로 퍼블릭 전환을 법원으로부터 승인받았다 할지라도 회원들이 반발한다면 그 끝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모 스크린 골프업체는 그 골프장으로 인해 자금 유동성에 따른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법정관리 신청자의 경우 예전에는 거의 골프장이어서 회원들은 골프장측에 헤게모니를 빼앗겨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항상 회원들은 약자의 입장에 있었으나 요즈음은 회원들이 소위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여 법정관리의 주체가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주주대중제보다는 주주회원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대부분 주주회원제가 회원에게는 더욱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골프장 매각이나 M&A를 추진하는 경우에도 회원들이 보다 덜 손해를 보고 더 이익이 가는 방향으로 일을 전개할 경향이 크다.

이처럼 회원들이 예전처럼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도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골프장측도 점점 법정관리 신청을 회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경기도 K골프장은 회원들이 법정관리 신청을 하자 골프장이 마지못해 따라 신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는 골프장도 법정관리가 결코 유리한 것이 아님을 인지하게 되었고 회원들도 기존의 학습효과로 당하지만은 않고 있다.

이에 골프장이 최악의 경우로 치닫는 것은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골프장측도 회원들과 채널을 함께하여 대책을 강구하는 형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퍼블릭 전환으로 법원의 결정문이 나와도 회원들이 끝까지 반대한다면 상황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방증이 여기저기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골프장이 극단으로 가는 빈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3~4년 전부터 신규골프장의 진입이 사실상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골프장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골프장 수 증가가 없으므로 골프장 자체의 희소성이 경쟁력을 발휘할 시점이 언젠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골프장 회원권도 골프장 부도에 따른 불안감이 사라지고 내수경기가 상승 국면을 맞는다면 다시금 각광을 받을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특히 골프장 회원권의 경우 원하는 시간대에 예약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법인에서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다. 따라서 법인들은 모기업이 부실하거나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는 골프장 회원권은 과감하게 손절매하고 재정건전성이 있는 골프장 회원권으로 갈아타는 것이 필요하다. 법인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주)비전회원권거래소 법인사업부 과장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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