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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그룹 사태와 골프회원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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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었던 D그룹 계열사 유동성위기로 인한 법정관리 사태의 여파로 국내 경제 전반에 걸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얼마 전 해외교포가 D증권이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불완전 판매했다는 의혹을 내세우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D그룹이 법정관리 신청했던 계열사들 모두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와중에 재벌의 기업윤리가 많이 훼손되어 금융시장에서 불신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모그룹은 연이율 10%를 준다며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시장이 경색되어 원활하게 거래될 지는 두고봐야할 실정이다. D그룹의 후유증으로 제2 제3의 D그룹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골프회원권 업계는 단적으로 표현하면 엄동설한(嚴冬雪寒)이다.

D그룹 사태로 설상가상인 형국이다. 왜냐하면 D그룹 계열사는 4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두 곳이 회원제 골프장인데 이번 사태로 이 골프장 회원권들이 휴지조각이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언급하면 휴지조각은 되지 않을 전망이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영업권을 가진 D레저랑 부동산을 소유한 D생명이 이원화되어있고 D레저는 청산형 법정관리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D그룹 P골프장의 향배가 앞으로 긍정적으로 갈지 부정적으로 갈지 여부를 떠나 골프회원권 시장의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얼마 전 골프존과 케이스톤 파트너스컨소시엄이 약 730억원에 인수한 K골프장의 경우 법정관리를 거쳐 대중골프장이 될 예정이다. 그런데 특이할만한 것은 이 골프장 회원권의 보전액이 분양가의 17%로 책정되었다는 것이다. 가령 2억원에 분양을 받은 회원이라면 3400만원만 건진 셈이다. 이 두가지 사건으로 골프회원권 입회금에 대한 법적인 보장심리가 와해되면서 시장에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막연하나마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보장된다고 믿었던 회원들이 골프장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안전하지 않다는 인지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크나큰 기우일 수 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많은 골프장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몇몇 골프장의 사례를 보며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위기가 기회라는 명제를 생각한다면 지금이야말로 또 한 번의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골프회원권의 급락이 발생했을 때 저렴하게 구매해서 그 이후 시세 상승으로 매각 차익을 얻었던 투자자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므로 현재의 급락이 매각을 희망하는 골프회원권 보유자들에게는 불리할 지라도 그것을 매수하려는 수요자에게는 천재일우(千載一遇)라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저렴한 골프장이 그 수요의 대상은 아니다.

첫째, 수도권 근교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접근성이 좋아야 환금성이 좋기 때문이다. 아무리 골프장의 퀄리티가 높아도 수도권에서 멀어지면 아무도 찾지 않아 매각할 때 손해를 많이 볼 수 밖에 없다.

둘째, 입회금을 반환해줄 수 있는 지급준비율이 높은 곳이어야 한다. 요즈음 트렌드는 모기업이 어느 곳이냐는 것이다. 모기업이 부실하여 골프장이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회원권 보증금 원금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

셋째, 예약이 수월하여야 한다. 얼마전 모 골프장 회원권 보유자가 소송을 제기했는데 그 사유는 예약이 안되는 것이었다. 이에 법원은 예약이 안되기에 입회금을 반환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만큼 예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맛있고 보기 좋은 떡도 실제로 먹지를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얘기이다.

넷째, 골프장의 퀄리티가 우수해야 한다. 골프장 자체의 코스나 부대시설 서비스 수준이 높지 않다면 아무리 접근성이 좋고 예약이 잘되어도 회원들은 다시 찾지 않고 매각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매물이 늘어나 골프회원권 시장에서 대접을 받지 못한다.

골프회원권 업계 관계자에 따라 여러 가지 이유가 추가될 수 있지만 대략 앞서 언급한 네가지는 공통적으로 회자되는 것이다. 앞으로 골프산업이 더 나빠지지는 아닐 것이다. 지금도 여기저기 우후죽순 골프연습장은 늘어나고 있다. 골프유입인구는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다.

법인은 특히 앞서 제시한 네가지 조건에 부합되는 무기명 회원권에 눈을 돌린다면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된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주)비전회원권거래소 법인사업부 과장 이지훈